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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머무는 찻잔

시 - 시골길 풍경화


오늘도 동네 입구 구멍가게 김씨는 
문 앞 판자대기 위에 걸터 앉아

버스한대 뒷구녕으로 뿌리고 간
흙먼지 자욱한 길을 쳐다본다.


"고놈의 뻐스, 뒷방구한번 고약하네"

툴툴대며 피워 올린 회색빛 담배 한 모금에
가게 안에선 악다구니 마누라가 눈을 흘기고
버스에서 내린 꼬마 아가씨,
마누라 퉁퉁 부은 손주먹에 동전 하나 쥐어 주곤
마누라 손주먹만한 하드 하나 입에 물었다.

"거, 언제나 여기도 아스팔트 길이 난다냐?"

오늘도 버스 한 대, 흙먼지 낀 뒷구녕으로
마을 어귀 비포장 길을 흩뿌리며 지나갔다.

- 야기꾼 시(詩) - '시골길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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