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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또 젖어가며.. 욕심과 열정 사이에서 늘 고민하게된다. 욕심부려서는 안될 것들에 욕심부리는 나를 볼 때마다 정작 혼과 힘을 다해 열정을 쏟아야할 것들에 무감각한 내 무덤덤한 감정의 게으름을 볼 때마다 중심을 잡고 산다는게 얼마나 어려운가 되새겨본다. 어릴적엔 나도 참 당당하고 무게있는 그런 삶을 살고팠는데 나름 점점 무거워지는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아무래도 내 삶의 무게는 아직 내 몸무게만 못한것 같고 내 사고의 무게는 더욱 가벼워서 깃털처럼 흩날릴것 같기만한데 주님.. 중심잡고 살아가게 하소서.. 흔들리지 않고 부유하지 않고 무겁게 흐르게 하소서...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더보기
밭농사의 후유증으로.. 1. 월요일 아침부터 부모님 밭에 나가 밭일을 하고 온 후유증인지 이틀내내 온몸이 찌뿌둥하게 지내고 있다. 사람이 몸을 쓰고 살아야 하는데, 머리만 쓰는 일을 하다보니 갑자기 몸이 놀랐는가보다. 2. 월요일 밤 선교훈련을 마치고 대경 전도사와 국수 한 그릇 함께 했다. 사는 이야기, 사역 이야기, 공부 이야기들.. 그리고 꿈꾸는 이야기, 비전에 관한 고민들로 더 배불렀던 시간이었다. 학문간의 학제간 연구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 문학과 신학의 경계선을 헤매는 내 모습이나 음악과 신학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대경 전도사나... 둘 다에게 그 공부들이 귀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3. 화요일엔 총대학원학생회 주최 신학특강인 '유대인의 자화상-피해자에서 가해자로' 2차 강연 '시오니즘'이 잘 .. 더보기
익숙할수록 쉽게 잊히는 것들 1. 내가 졸업한 대학 안에 호수가 하나 있었습니다. 일감호라는 이름의 나름 꽤 넓은 호수입니다. 어느 정도 넓으냐면 호수에 얼음이 얼고 눈이 내려 하얗게 덮여 버리면 처음 보는 사람은 왠 운동장이 이리 넓으냐고 오해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막상 그 대학 재학생들은 가끔씩 이 일감호를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바쁜 일상이 문제입니다. 학교 생활에 찌들어 살다보면 학교에 일감호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워낙 넓은 학교인지라 강의실과 강의실이 참 넓습니다. 강의와 강의 사이 짧은 10분만에 옮겨다니기엔 벅찬 거리지요. 이 강의실에서 저 강의실로 정신 없이 뛰어다니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보면 그 곳에 잔잔한 호수와 그 위를 노니는 오리 때가 눈에 들어오지요. 그렇게 눈에 들어온 호.. 더보기
사랑이 없이는 혁명도 없다. Il n'y pas de revolution sans amour. 프랑스의 좌파 운동가 로제 가로디가 던진 말입니다. 그의 일생을 바쳐 일궈놓은 프랑스 공산당에서, 정치적인 문제로 로제 가로디는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의 축출을 논하는 회의장에는 한 영웅이 시대의 뒤안으로 사라지는 현장을 보도하기 위해 수 많은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가로디는 신념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그때문에 가로디는 그가 일궈놓은 공산당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힘 없이 회의장을 나와 차를 몰고 어디론가 떠나는 가로디를 신문 기자들이 뒤따라 추적했습니다. 가로디는 한참을 시내를 돌다가 어느 집 앞에 멈추어 섰습니다. 그 집은 가로디의 옛 연인의 집이였습니다. 그의 젊은 시절, 그는 수녀원에 들어.. 더보기
여행에서 길을 잃다. 1. 길을 잃어버리다. 몇해 전 미국을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몇개 도시의 대학, 기업, NGO 등을 견학하는 필드 스터디의 일정이었지요. 3주간의 여행 중 그 마지막 도착지는 시카고였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D.C. 보스턴을 거쳐 시카고에 이르렀을 즈음에는 이제 어느새 여행에 익숙해져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 느꼈던 두려움과 걱정 따위는 사라져버리고,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아쉬움만 남아 있었습니다. 시카고의 일정도 어느정도 익어갈 무렵 휘튼 칼리지를 방문했습니다. 본래 목적은 그 곳에 위치한 빌리 그래함 센터에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한 동료 들이 빌리 그래함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혼자 몰래 그 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휘튼 대학, 95년이던가요? 휘튼 칼리지를 휩쓸었던 부흥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