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의 질긴 악연에 대하여 4년에 한번, 온 국민이 모두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시간이 있다. 축구공 하나에 모두가 열광하고 모두가 탄식하게 만드는 전 세계가 축구공 하나로 즐거운 축제, 바로 월드컵이다. 딱히 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축구문화사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주요 축구 리그 소식들에 목말라하고 국가대표들이 맞붙는 A 매치때마다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치는 사람중 하나로서 이 월드컵이 참으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월드컵과 나는 인연이 좋지 못하다. 축구에 관심이 별로 없던 어린시절이었던지라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월드컵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이었다. 유난히도 뜨거웠던 그 여름, 페트병에 차가운 물을 담아서 머리 위에서 계속 쏟아부으면서 공부를 해도 머리 속에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던 그 때..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