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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머무는 찻잔

시 - 시작은 누구에게나


시작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
한 곳을 향해 처음 눈을 드는 순간부터
한 쪽 발로 땅을 디디고 다른 발을 떼는 순간까지
시작은 누구에게나 무거운 일이지

뜨거운 마음 하나 심장에서 태어나서
신경줄을 타고 올라 머리 속을 헤집고는
다시 혈관을 타고 내려 몸을 덥히다가
쿵쾅거리는 심장, 벅찬 가슴에 멈추어 서서
차마 발을 떼지 못하고 망설일 때에

어깨위로 두른 팔
굽은 등을 두드리는 손마디에
조금씩 사그라드는 가슴 떨림이
다시 뜨거운 피가 되어 온 몸을 흐를 때에
비로소 시작은 힘찬 걸음을 옮기게 되지.

굳게 맞잡은 손 뜨거운 눈맞춤으로
함께 품은 마음 하나 서로 나누고
한 걸음 걸음 함께 걸을 때
시작은 어느새 끝에 이르지.

- 야기꾼 詩 '시작은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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