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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중독 나는 이야기 중독입니다. 책을 읽을 때에도, 영화를 볼 때에도,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볼 때도 나는 늘 그 모든 것들에서 이야기를 뽑아내려합니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 어느집 간판에서도 나는 늘 새로운 이야기를 읽곤 합니다. 생각해 보면 어린시절부터 였습니다. 사랑이 뭔지조차 제대로 모르던 꼬마 시절에 테오토르 쉬토름의 소설 '호수'를 읽었습니다. 첫사랑의 아픈 기억과 한 남자의 일생이 그 어린 나이에도 너무나 가슴에 남아서 읽고 또 읽고 하다가 내용을 모조리 외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한 귀퉁이에서 친구들을 모아놓고 이 소설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침을 튀기며 구연하던 그 저녁 무렵에 이미 나는 이야기와 설레이는 만남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막연히 사랑을 동경하며 열병을 앓던.. 더보기
꿈을 잊고 산다는 것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스울지 모르겠지만 대학에 입학할 무렵만해도 야기꾼은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지금이야 전형적인 아저씨 모습이지만 그래도 중고등학교 시절엔 나름 외모도 받쳐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게다가 또 연기력도 된다는 우스꽝스러운 생각도 가졌던 것 같네요. 지금 생각하면 무척 허무맹랑한 녀석이었습니다. 중학시절 처음 연극을 보았습니다. 지금에야 대학로가 연극의 메카 역할을 하고 있다지만 그무렵만해도 아직 신촌에 연극공연이 많았던 시절이었지요. 사촌누나의 손을 잡고 처음 갔던 신촌의 연극 공연은 어느 여성극단에서 연출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었습니다. 그 인상이 꽤 강렬했던 것일까요? 그 무렵부터 연극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시작되었던 것같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야 쑥맥같은 성격에 .. 더보기
자전거 이야기 자전거를 좋아합니다. 워낙 몸집이 커서 자전거를 타면 자전거가 많이 작아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전거에 올라서 힘껏 페달을 밟고 달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내리막 길을 달릴 때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한껏 느끼는 그 순간이 참 좋아서 자전거를 자주 타는 편입니다. 두발 자전거를 처음 배운 것은 어릴적 아버지로부터였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시곤 했습니다. 아침이면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들고 자전거에 올라타는 아버지 모습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아버지처럼 두발 자전거가 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두발 자전거를 사주셨습니다. 한 대 밖에 없어서 늘 누나와 싸우곤 했지만 그래도 이제 두발 자전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아버지처럼 .. 더보기
열정이 머문 시간 몇해 전 아끼는 후배와 영화 한 편을 같이 본 적이 있습니다. 졸업 이후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나아갈 바를 늘 고민하고 한 걸음씩 나가려는 열정적인 후배이죠. 당시에는 저 역시 대학 졸업후 오랫동안 준비했던 유학이 비자문제로 좌절되었던 때였고 후배 역시도 꿈꾸던 대학원 입시에서 실패를 맛보았던 시기였습니다. 아직은 젊은 날들이어서 가슴 속에 뜨거운 꿈을 품고 있지만, 아직은 어린 날들이어서 그 꿈들이 그 뜨거운 열정이 제자리에 머물러버린 시간이었습니다. 그 때 보았던 영화가 '비상'이었습니다. 몇 해 전에 다큐멘터리 영화로서는, 그리고 축구 다큐멘터리로서는 드물게 흥행에서도 성공한 영화였지요. 우리가 영화를 보았던 때는 이미 대부분의 극장가에서 영화를 내리고 있던 끝물 이었습니다... 더보기